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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다큐 : 어스 리뷰] 지구의 24시간, 경이로움과 감정이 만나는 순간 (감상평, 명장면 소개)

by globalizing 2025. 5. 27.

넷플릭스에서 감상할 수 있는 자연 다큐멘터리 《어스: 놀라운 하루》(2017, Earth: One Amazing Day)는 지구에서 벌어지는 단 하루의 여정을 따라가며, 생명의 움직임과 자연의 리듬을 아름답게 담아낸다.

BBC Earth 제작진의 정교한 시선과 최첨단 촬영 기술, 그리고 섬세한 내레이션이 어우러져 단순한 자연 다큐를 넘어서 ‘시각 예술’에 가까운 감성 다큐멘터리를 만들어냈다. 지금부터 이 영화가 왜 특별하게 다가오는지, 함께 살펴보자.

 

1. 줄거리: 지구의 하루, 새벽부터 밤까지의 생명 이야기

이 영화는 지구의 24시간을 시간대별로 따라간다. 새벽, 해가 떠오르며 아기 이구아나는 뱀 무리로부터 탈출을 시도하고, 정오에는 코끼리 가족이 뜨거운 태양 아래 물을 찾아 나선다. 오후엔 열대우림의 나무늘보가 짝을 찾기 위해 모험을 시작하고, 해질 무렵에는 밤의 포식자들이 활동을 시작한다.

 

영화는 거대한 풍경과 작은 생물의 삶을 교차하며, 각각의 생명체가 지구라는 하나의 시간 안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모든 장면은 아름답고, 때로는 긴장되며, 때로는 웃음을 자아낸다.

 

2. 감상평: 이토록 감정적인 자연 다큐는 드물다

보통 자연 다큐는 지식이나 정보 중심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스: 놀라운 하루》는 조금 달랐다. 카메라가 단순히 자연을 ‘관찰’하는 것을 넘어서, 그 안의 감정까지 담아내려 한다. 이구아나가 뱀들 사이를 뚫고 도망치는 장면은 스릴러 같았고, 코끼리 가족이 먼지를 뒤집어쓰며 행진하는 장면은 왠지 모르게 뭉클했다.

 

내레이션도 인상 깊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으면서도 따뜻한 톤으로 각 장면을 연결해주며, 시청자의 감정에 부드럽게 스며든다. 덕분에 나는 단순히 ‘자연을 본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그 속에서 함께 숨 쉬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었다.

 

3. 이 작품이 묻는 질문: 우리는 얼마나 지구와 연결되어 있는가?

《어스: 놀라운 하루》는 “우리는 자연의 일부다”라는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대신, 보여준다. 햇살에 반응하는 잎사귀, 물이 마른 계곡을 힘겹게 걷는 동물들, 눈을 뜨는 새, 나무를 기어오르는 곤충들. 모든 것이 움직이고, 살아 있고, 서로 얽혀 있다.

이 다큐는 그 연결감을 조용히 깨닫게 해준다. 그리고 어느 순간, 우리 역시 이 지구의 하루를 살아가는 존재라는 사실이 선명해진다.

 

4. 명장면 : 태양을 향해 고개를 드는 해바라기 무리

하루 중 정오 무렵, 해바라기 군락이 천천히 태양을 향해 고개를 돌리는 장면이 있다. 바람도 없고, 음악도 잔잔하다. 하지만 그 순간, 마치 지구가 숨을 들이쉬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 장면은 생명이 단지 생존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빛을 향한 움직임’이라는 것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지구 위의 모든 생명이 그런 식으로 각자의 태양을 향해 나아간다고 느껴졌다.

 

5. 정리하며: 경이로움은 멀리 있지 않다

《어스: 놀라운 하루》는 지구의 하루를 보여주지만, 그것은 곧 우리의 하루이기도 하다. 자연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우리는 잊고 있었던 감각들을 다시 떠올린다. 햇살, 바람, 물소리, 그리고 생명의 움직임.

 

이 다큐는 단지 자연을 ‘보는’ 경험이 아니라, 그 안에 잠시 ‘머무는’ 시간이다. 하루의 끝에서 마음이 고요해지길 바란다면, 이 영화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