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 라이프》(After Life)는 리키 저베이스가 각본, 감독, 주연을 맡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감성 드라마로, 시즌 1은 2019년에 공개되었다. 아내를 잃은 남자가 절망 속에서 다시 살아가는 법을 찾아가는 이야기로, 웃음과 눈물이 공존하는 깊은 감정의 흐름을 따라간다. 유머와 통찰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이 작품은 ‘삶의 무게’를 가볍게 흘려보내지 않는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이 작품이 전하는 이야기들을 함께 살펴겠습니다.
1. 줄거리: 아내를 잃고 멈춰버린 시간
토니는 신문사에서 일하며 평범한 삶을 살아가던 중, 오랜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아내 리사를 잃는다. 그녀의 죽음은 그의 세계를 산산조각 내고, 토니는 삶에 대한 의욕을 잃은 채 매일을 무기력하게 버틴다. 하지만 그는 자살 대신 ‘이기적인 방식으로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하고 싶은 말은 다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며 주변 사람들을 당황스럽게 만든다. 그런 와중에도 매일 아내가 남긴 비디오를 반복해 보고, 동물 병원에서 만난 개를 통해 인간적인 온기를 느끼기 시작한다.
동료, 우체부, 노숙인, 요양원 직원 등 주변 사람들과의 우연한 대화들은 토니의 단단한 마음을 서서히 흔들어 놓는다. 그는 점점 자신만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아주 조금씩 변화를 시작한다.
2. 나의 감상평: 리키 저베이스, 인간의 고통을 농담처럼 풀어내다
《애프터 라이프》는 “슬픔도 결국 삶의 일부다”라는 메시지를 유머로 감싸 안는다. 리키 저베이스 특유의 블랙 코미디는 시니컬하지만 따뜻하고, 독설처럼 들리지만 진심이 숨어 있다. 그의 대사는 상처를 가진 사람들에게 날카롭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위로가 된다.
토니는 말끝마다 독설을 퍼붓고, 세상을 조롱하지만, 그 안엔 슬픔과 외로움이 그대로 담겨 있다. 그가 노인을 대할 때, 강아지를 안고 있을 때, 말없이 아내의 영상을 볼 때—이 모든 순간이 감정의 파편처럼 마음에 남는다.
“세상은 엉망일 수 있어. 하지만 여전히 누군가가 당신을 생각하고 있어.” 이 드라마는 결국 그런 말을 하고 싶은 것 같다.
3. 이 작품이 묻는 질문: 상실을 견디는 법은 있는가?
《애프터 라이프》는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이후에도 살아갈 이유가 있을까?” “인생은 의미가 없어도 계속될 수 있을까?” 토니는 삶의 의미를 잃고 헤매지만, 결국 주변 사람들과의 연결 속에서 다시 살아갈 작은 이유들을 발견해 나간다. 드라마는 해답을 주지 않지만, ‘같이 버티는 법’에 대해 말하는 것 같았다.
4. 기억에 남는 장면: 벤치에서의 고백
토니는 공원 벤치에서 우연히 만난 노부인과 자주 대화를 나눈다. 어느 날, 그는 이렇게 말한다. “그녀는 내 전부였어요. 이제는… 아무것도 아니에요.” 노부인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아니에요. 당신은 여전히 누군가의 전부일 수 있어요.”
그 대화는 짧지만, 시즌 1 전체의 메시지를 응축하고 있다. 우리는 누군가의 슬픔 속에 갇혀 있더라도, 또 다른 누군가에겐 이유가 될 수 있다. 먹먹하게 가슴을 울리는 장면이었다. 한동안 기억이 날것 같다.
5. 정리하며: 삶은 무겁지만, 혼자는 아니다
《애프터 라이프》는 상실과 고통을 다루지만, 그 끝엔 연민과 연결이 있다. 유머라는 가벼운 옷을 입었지만, 그 안엔 우리가 미처 표현하지 못한 감정들이 숨어 있다.
이 드라마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살아갈 이유는 생긴다는 사실을, 아주 조용하게 보여준다. 삶이 무거워졌을 때, 함께 가볍게 나눌 수 있는 이야기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