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떤 걸 포기할 수 있을까. 아니, 정말 완벽해지는 게 가능하긴 한 걸까?
《더 퍼펙트 데이트》(2019, The Perfect Date)는 처음엔 가벼운 10대 로맨틱 코미디처럼 보인다. 그러나 조금씩 이야기가 펼쳐지면서 이 영화는 고등학생 브룩스의 외면보다 내면을 따라간다. 인기, 명문대, 이상적인 연애라는 판타지보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가는 여정을 담아낸다. 이 글에서는 이 영화의 줄거리와 감상, 중심 메시지와 인상 깊었던 장면을 함께 살펴본다.
1. 줄거리: 대가 있는 완벽함
고등학생 브룩스는 예일대학교 진학을 꿈꾸지만, 그를 둘러싼 현실은 녹록지 않다. 경제적인 한계와 평범한 이력서, 그리고 자신감 부족. 그러던 중, 브룩스는 부잣집 소녀 셀리아의 데이트 파트너 역할을 돈을 받고 대신해주는 기회를 얻는다.
이 일을 계기로 그는 데이트 파트너 역할을 앱으로 확장한다. 고객이 원하는 어떤 인물이든 '연기'해주는 일. 겉보기엔 모든 게 잘 풀려가는 것 같지만, 점차 브룩스는 진짜 자신이 누구인지, 무슨 삶을 살고 싶은지 혼란에 빠진다.
그는 인기도 얻고, 상류층 사람들과 어울리며 명문대에 더 가까워진 듯 보이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친구와의 거리감, 셀리아와의 갈등, 그리고 부모와의 관계까지 흔들리기 시작한다.
2. 나의 감상평: 거울 속에 비친 내가 낯설어질 때
브룩스는 누군가가 바라는 사람으로 자신을 포장하면서 점점 진짜 자아와 멀어진다. 그 과정은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성장의 통과의례처럼 느껴졌다. ‘잘 보이고 싶다’는 욕망은 자연스러운 감정이지만, 그걸 위해 모든 걸 덮어버릴 때, 우리는 결국 자신을 잃게 된다.
이 영화가 흥미로운 건, 그 메시지를 유쾌하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캐릭터 간의 대사는 가볍고 재치 있지만, 그 이면에는 자기 정체성과 진실성에 대한 질문이 숨어 있다. 셀리아는 겉으로는 까칠하지만 누구보다 감정에 솔직한 인물이고, 그녀가 브룩스에게 던지는 말들이 영화 전체의 방향을 이끈다.
“넌 네가 원하는 사람으로 변장하느라, 네가 진짜 원하는 걸 잊고 있어.” 그 대사는 단순하지만, 꽤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다.
3. 이 작품이 묻는 질문: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은 누구인가
《더 퍼펙트 데이트》는 결국 이렇게 묻는다. “너는 왜 그렇게까지 해서 완벽해지고 싶은 거야?” “그건 너 자신이 바라는 거야, 아니면 누군가에게 인정받기 위한 거야?”
브룩스는 계속해서 자신이 ‘아닌 사람’이 되어야만 인정받는다고 믿는다. 하지만 그것이 쌓일수록, 그는 점점 공허해진다. 이 영화는 그렇게 타인의 기대가 아닌, 자신만의 기준을 다시 세워가는 과정을 유쾌하게 보여준다.
4. 기억에 남는 장면: 차 안에서 털어놓는 진짜 감정
셀리아와 브룩스가 차 안에서 나누는 대화 장면은 가장 인상 깊었다. 모든 위장이 벗겨지고, 가식 없는 감정만 남았을 때, 오히려 두 사람은 가장 가까워진다. 조명이 어둡고, 음악도 거의 없다. 하지만 그 침묵 속에서 전달되는 진심은 매우 강렬하다.
그 장면은 이 영화가 단순한 하이틴 로맨스가 아니라, 진짜 감정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보여준다. 그 어떤 고백보다 솔직했고, 그래서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다.
5. 정리하며: 완벽함이 아니라 솔직함으로 남는 이야기
《더 퍼펙트 데이트》는 복잡한 이야기나 파격적인 전개 없이도 사람의 마음을 두드린다. 완벽해지고 싶었던 한 청춘이 자신을 인정하고, 솔직해지는 과정을 통해 성장해가는 이야기. 그리고 그 여정은 어른인 우리에게도 여전히 필요한 질문을 던진다.
누군가에게 잘 보이기 위해 변장한 적이 있다면, 이 영화는 조용히 당신의 진심을 꺼내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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